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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피곤한 날, 결정을 내리기 유난히 힘든 이유 저는 오랫동안 "눈이 피곤한 것"과 "집중이 안 되는 것"을 완전히 다른 두 가지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눈이 아프면 눈만 쉬면 되고, 집중이 안 되는 건 의지나 그날의 컨디션 문제라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하루 종일 화면 앞에서 일하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관련된 심리학 이론들을 찾아보면서 그 구분이 꽤 단순한 생각이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눈의 피로는 뇌가 하루 동안 쓸 수 있는 주의력이라는 한정된 자원을 갉아먹는 방식으로 집중력 저하와 연결되어 있었습니다.얼마 전 개발자로 일하는 후배가 안과를 다녀왔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오후만 되면 머리가 멍해지고 집중이 안 된다며 찾아갔더니, 별다른 이상은 없는데 눈이 오래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서 그렇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후배가.. 2026. 8. 12.
친구가 없다고 느껴질 때, 관계지도 그리는 법 몇 달 전 동창 모임에서 오랜 친구가 꺼낸 말이 귀에 걸렸습니다. "나한테 진짜 마음 터놓을 사람이 없어." 그런데 따져보니 그 친구 주변엔 안부 묻는 대학 동기도 있고, 매주 같이 운동하는 동네 지인도 있고, 전화하면 늘 받아주는 형도 있었습니다. 다만 그 모든 역할을 한 사람이 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스스로 "친구 없음"을 선고한 것이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이게 그 친구만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Q1진짜 친구가 없다고 느끼는 게 저만의 문제일까요?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는 흔히 "진짜 친구"를 속마음을 전부 털어놓을 수 있고, 부르면 언제든 달려와 주고, 모든 걸 함께 나눌 수 있는 관계로 정의합니다. 드라마에서 반복적으로 그려지는 바로 그 이미지입니다. 저.. 2026. 8. 11.
오트로버트(이양인)의 특징 — 라미 카민스키가 말하는 제3의 유형 내향인도 외향인도 아닌 제3의 유형이 있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솔직히 저는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설명을 읽어 내려가는 동안 머릿속에 떠오르는 얼굴들이 너무 많아서, 결국 끝까지 찾아보게 됐습니다. 정신과 전문의 라미 카민스키가 제안한 '오트로버트(Otrovert)'라는 개념입니다. 국내에서는 이양인이라는 번역어로도 소개되고 있습니다.내향과 외향 사이가 아니라, 아예 다른 방향보통 사람의 성격을 설명할 때 내향형과 외향형이라는 두 축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그런데 이 두 가지로는 도무지 설명이 안 되는 사람들이 분명 존재합니다. 오트로버트는 스페인어 'otro(다른)'와 방향을 뜻하는 어근이 결합된 말로, 직역하면 '다른 방향을 보는 사람'에 가깝습니다. 여기서 헷갈리기 쉬운 게 양향인(Ambi.. 2026. 8. 10.
내면적 나르시시즘, 인정욕구가 만드는 상처의 심리학 나르시시즘이 있는 사람은 그냥 자기 자랑만 늘어놓는 사람 아닌가요? 저도 한동안 그렇게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함께 일했던 팀장을 보면서 그 생각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겉으로는 자신감 넘치고 성과도 좋은 사람이었는데, 술이 들어가면 꼭 후배들 성과를 비꼬는 말을 했거든요. 나르시시즘이라는 게 단순한 자기과시가 아니라, 훨씬 더 복잡한 심리적 기제일 수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내면적 나르시시즘이란 무엇인가 — 자기과시와는 다른 얼굴나르시시즘(Narcissism)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많은 분들이 자동으로 '저 사람 문제 있다'는 판단부터 하게 됩니다. 자신에 대한 과도한 집중과 인정 욕구를 핵심으로 하는 이 심리적 특성은, 사실 임상적 진단 수준부터 일상 속에서 누구나 어느 정.. 2026. 8. 9.
번아웃일 때 퇴사부터 결정하면 안 되는 이유 번아웃이 왔을 때 퇴사하는 게 정답처럼 느껴지시나요? 저도 한때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그 판단 자체가 이미 번아웃에 의해 왜곡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난겨울 제 눈앞에서 그 장면을 직접 목격했고, 그 뒤로 이 문제를 꽤 진지하게 들여다보게 됐습니다.그날은 부서 회식 자리였습니다. 옆에 앉은 대리가 갑자기 사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평소보다 말이 많았고, 이번 주 안에 사직서를 내겠다고 했습니다. 이유를 물으니 돌아온 대답은 "그냥 다 지겹다"는 한마디뿐이었습니다. 며칠 뒤 정말로 퇴사 통보를 했다는 소식을 들었고, 몇 달이 지나 그 사람이 "그때는 뭐라도 빨리 끝내고 싶었을 뿐"이라고 털어놓았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재취업 자리를 찾다가 조건이 맞지 않아 몇 달을 공백으로.. 2026. 8. 8.
내면화 나르시시즘, 왜 작은 도전조차 피하게 될까 오랫동안 저는 나르시시즘이라는 말을 저와는 거리가 먼 단어라고 생각했습니다. 자기 자랑을 늘어놓거나 남을 대놓고 깎아내리는 사람들 이야기라고만 여겼거든요. 그런데 주변 사람들을 하나씩 떠올려보니, 이게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인정받지 못할까 봐 도전 자체를 피하고, 남의 성공은 속으로 "운이 좋았을 뿐"이라 여기면서도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모습. 심리학에서는 이런 패턴을 내면화 나르시시즘(covert narcissism)이라고 부릅니다.내면화 나르시시즘이란, 겉으로 드러나는 자기 과시 대신 내면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특별함을 갈망하고, 그것이 채워지지 않을 때 열등감과 수치심으로 무너지는 심리 패턴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나는 이만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기대는 있지만, 그걸 밖으.. 2026.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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